문제 행동의 진실: '나쁜 개'는 없다, '아픈 개'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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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끝나지 않는 숨바꼭질, 지쳐가는 마음

입양의 설렘도 잠시, 우리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짖음, 망가진 물건들, 현관문을 가득 채운 배변 실수.

처음에는 사랑으로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이 반복될수록, 우리의 마음속에도 조금씩 그늘이 지기 시작합니다. "왜 나아지지 않지?",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자책감과 서운함, 때로는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들며 아이와의 관계는 점점 더 힘겨워집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이 시점에서 큰 좌절감을 느끼고, '우리 아이는 문제견'이라는 슬픈 낙인을 찍게 됩니다.

지친 모습으로 바닥에 앉아있는 보호자와 그 주변의 엉망인 거실

2. '문제 행동'이라는 딱지 뒤에 숨은 아이의 속마음

하지만 우리가 '문제 행동'이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것들은, 사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내는 필사적인 'SOS 신호'입니다.

마치 아기가 울음으로 배고픔, 아픔, 불편함을 표현하듯, 강아지 역시 짖음, 입질, 배변 실수와 같은 행동으로 자신의 불안과 고통, 혹은 unmet needs를 표현합니다. 아이는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을 우리가 알아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역할은 '판사'가 되어 아이의 행동에 '문제'라는 딱지를 붙이고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탐정'이 되어 "왜 이런 행동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나서는 것이어야 합니다.

3. 아이의 SOS 신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모든 문제 행동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유기견의 경우 특히 과거의 트라우마와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신호와 그 속에 숨겨진 마음을 살펴보겠습니다.

  • 신호: 짖음 / 하울링

    • 우리의 생각: "시끄러워, 나쁜 버릇이야."

    • 아이의 속마음: "불안해요", "무서워요", "혼자 있는 게 두려워요(분리불안)", "아파요".

  • 신호: 공격성 (으르렁거림, 입질)

    • 우리의 생각: "나를 무시하네, 서열을 잡아야 해."

    • 아이의 속마음: "그만하세요, 불편해요", "다가오지 마세요, 무서워요(방어적 공격성)", "여기가 아파요".

  • 신호: 배변 실수

    • 우리의 생각: "일부러 복수하는 건가?"

    • 아이의 속마음: "너무 불안해서 조절이 안 돼요", "여기가 내 공간이라고 알리고 싶어요(영역 표시)", "몸이 아파서 실수가 잦아졌어요(건강 이상)".

배변실수하고 있는 강아지의 모습.

4. '혼내는' 훈육에서 '이해하는' 교육으로

아이의 진짜 속마음을 이해했다면, 우리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벌을 주는 '부정적 강화'는 아이의 불안과 공포를 더욱 증폭시켜 행동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대신, 문제 행동의 원인을 해결해주고,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아낌없이 칭찬해주는 '긍정 강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두렵기 때문에 짖는 아이에게는 안전한 환경을, 아파서 예민해진 아이에게는 병원 치료를, 에너지가 넘쳐서 물건을 망가뜨리는 아이에게는 충분한 산책과 놀이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나쁜 개'를 '행복한 개'로 바꾸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5. 문제 행동에 대한 FAQ

Q1. 아무리 혼내도 나아지지 않아요. 제가 잘못된 건가요?
A. 보호자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방법'이 잘못되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두려움이나 불안이 원인인 행동을 혼내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습니다. 벌을 주는 대신,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접근해보세요.

Q2. 어릴 때 입양하면 문제 행동이 없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회화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지만, 강아지의 기질이나 유전적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입양했느냐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호자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입니다.

Q3. 너무 힘들어서 파양까지 생각하게 돼요. 저는 나쁜 주인인가요?
A. 아닙니다. 그런 마음이 들 만큼 힘든 상황이라는 의미이며, 결코 나쁜 주인이어서가 아닙니다. 파양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행동교정 훈련사, 수의사)에게 상담을 받아보세요.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아이를 위한 가장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노력입니다.